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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명 연주자가 그려낸 80분
60년 역사상 첫 ‘말러 8번’ 도전
폭발 대신 택한 섬세함… 최수열 감각적 지휘
8분간 이어진 박수, 아트센터인천 채운 감동
박찬대 시장 참석 “시민 문화 향유 폭 늘릴 것”
지난 5일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026.9.5 ©bonsookkoo/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지난 5일 오후 5시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114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4개 합창단으로 구성된 176명의 합창단원, 그리고 7명의 솔리스트 성악가 등 299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최수열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당당해 보이는 힘찬 걸음으로 무대에 들어서자 객석은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듯 30여 초간 기대와 응원이 동시에 담긴 박수를 보냈다.
무대 중앙 포디움에 오른 최수열 감독이 눈인사를 건넨 뒤 무대에 신호를 보내자 정적이 흐르고 콘서트홀 전체에 흐르던 팽팽한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객석은 이 짧은 순간의 정적마저도 행복하게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객석의 인천시민들은 그렇게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출발선 위에 선 인천시립교향악단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
최수열의 지휘봉이 움직이는 순간 웅장한 오르간 소리가 시작을 알렸고 전체 합창단은 ‘오소서 창조주의 성령이시요’(Veni, creator spirtus)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합창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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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처음 도전하는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제8번 내림 E장조 ‘천인(千人)’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말러는 1910년 뮌헨에서 이 작품을 초연했다. 당시 공연에는 오케스트라 단원 117명과 858명의 성악가와 지휘자까지 포함하면 무대엔 1천30명이 무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026.9.5 ©bonsookkoo/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지난 5일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026.9.5 ©bonsookkoo/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인천시향은 규모를 축소해 이번 공연에 나섰다. 최수열 예술감독과 최지은·서선영·방신제,김정미·황수미·이범주·양준모·최응조 등 8명의 성악가가 함께했다. 오케스트라는 제1바이올린 16명, 제2바이올린 14명, 비올라 12명, 첼로 10명, 더블베이스 8명 등 60명 규모의 대형 현악 파트로 꾸려졌다. 여기에 목관악기 20명(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 각 5명), 금관악기 17명(호른 8명, 트럼펫·트롬본 각 4명, 튜바 1명), 타악기 5명을 비롯해 하프 2명, 첼레스타, 피아노, 오르간&하모니움, 만돌린이 각 1명씩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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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석 옆에는 트럼펫 4명과 트롬본 3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반다(Banda)를 특별 배치해 한층 입체적이고 압도적 음향을 선물했다.
합창단 역시 압도적인 규모로 무대에 섰다. 인천시립합창단 52명(소프라노 16, 알토 14, 테너 11, 베이스 11), 수원시립합창단 45명(소프라노 12, 알토 10, 테너 11, 베이스 12), 노이오페라코러스 37명(소프라노 12, 알토 10, 테너 8, 베이스 7)에 인천소년소녀합창단 42명까지 총 176명의 합창단원이 합류해 장엄한 화음을 더했다.
이날 인천시향은 ‘천인’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번 작품을 연주하며 절제와 조화, 그리고 인간에 대한 배려라는 방식을 택한 듯 보였다. 강한 음량으로 터뜨리는 방식의 앞선 다른 교향악단의 연주와 달리, 조금은 누른 듯 시작한 섬세하게 풀어낸 도입부가 오히려 더 강렬한 인상을 줬다.
포디움에 선 지휘자 최수열의 손끝과 시선에서도 그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300명에 가까운 연주자가 동원된 규모 작품인 만큼 2층 무대 뒤와 양옆 객석을 연주자를 위해 할애해야 했던 상황. 이날 최수열은 강한 리더십 대신 존경과 응원의 눈빛을 보내는 것으로 연주자들의 최고의 기량을 자연스럽게 최고로 끌어올렸다. 그의 자세가 오히려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을 ‘압도’하는데 더 성공적이었다.
지난 5일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026.9.5 ©bonsookkoo/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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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천시향 창단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2026.9.5 ©bonsookkoo/인천시립교향악단 제공
말러가 스스로 ‘나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평했던 대작이다. 인천시향이 창단 60주년 기념 무대의 작품으로 택하고 연주를 통해 보여준 진지한 태도에서 미래로 나아갈 인천시향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세심하게 조율해 나아간 연주는 마지막 절정부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반전을 선사했다. 이 순간 최수열은 지휘봉을 내려두고 오직 자신의 손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온몸으로 정면과 좌·우측의 모든 연주자들과 눈을 마주치며 보여준 최수열의 지휘는 아름다운 무용작품과도 같았다.
괴테의 파우스트 2부 맨 마지막 줄에 나오는 구절에서 착안한 ‘우리를 위로 끌어 올리노라’(Zieht uns hinan)라는 마지막 가사의 합창으로 쉼 없는 1시간 22분 32초의 연주 여정은 마무리됐다.
다음은 객석의 차례였다. 이날 객석은 무려 8분이 넘는 아낌없는 박수로 연주자들의 노력에 화답했다.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서 박찬대 인천시장과 최수열 예술감독이 함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1966년 출생인 박 시장은 인천시향과 동갑내기다. 박 시장은 “시장 당선 이후에서야 시립예술단의 공연을 하나하나 만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시향의 창단 60주년 기념 정기공연은 천인(千人)이 아닌 만인(萬人)을 위한 음악을 보여줄 시향의 미래를 기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무대였다.
7명(호른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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